나무를 활용한 설치작업에 대해서

About the Installation Works Using Wood

윤석남 작가는 여성 작가로서 이 땅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외면할 수 없었고, 허난설헌과 이매창 같은 여류 작가들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허난설헌은 조선 중기의 시인으로, 남성 중심 사회에서 자신의 감정을 시로 표현하며 여성의 목소리를 전한 인물이다. 이매창은 17세기 조선의 화가로, 그녀의 그림은 당시 여성들이 남성 예술가들과 동등하게 인정받기 어려운 시대 속에서도 예술적 성취를 이룬 상징적인 존재로 평가된다. 이들의 삶과 작품은 윤석남 작가에게 영감을 주었고, 이를 통해 그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창작하게 되었다.

또한 윤석남 작가는 나무 작업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형상화하며, 사회에서 억압받고 자리매김을 하지 못한 여성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특히 ‘고무신’ 작품은 그의 저항심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정자라는 전통적인 조선 건축물을 바라보며, 이곳이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마음이 아팠고, 그 결과로 정자 위에 놓인 여성들의 고무신을 형상화했다. 이 작품은 마치 여성들이 정자에 올라가 활발히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고무신은 여성들이 발을 디딜 수 없는 장소에 올라섰음을 상징하며,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영혼을 통해 그들이 이제 정자 위에서 자유롭게 논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윤석남 작가는 과거 억압된 여성들의 목소리를 되살리려는 의도를 표현하고 있다.

Yun Suk-nam, as a female artist, could not ignore the stories of women in this land, and she became deeply interested in female artists such as Heo Nanseolheon and Lee Maechang. Heo Nanseolheon, a poet from the mid-Joseon period, expressed her emotions through poetry, conveying the voice of women in a male-dominated society. Lee Maechang, a painter from 17th-century Joseon, is considered a symbolic figure who achieved artistic success during a time when women were not recognized equally with male artists. The lives and works of these women inspired Yun Suk-nam, and through this inspiration, she created works that contained social messages.

Additionally, Yun Suk-nam used wood in her works to represent her own image and express the suppressed and unrecognized position of women in society. In particular, her work Rubber Shoes symbolically revealed her resistance. While looking at the traditional Joseon architecture of the pavilion (jeongja), she realized that it was a male-dominated space, which pained her. As a result, she created an image of women’s rubber shoes placed on the pavilion. This work evokes the image of women climbing onto the pavilion and engaging in lively conversations.

The rubber shoes symbolize that women have reached a place where they were once unable to step, and through the spirits of their deceased grandmothers, it implies that they are now freely playing on the pavilion. Through this, Yun Suk-nam expresses her intention to revive the voices of the oppressed women of the past.

허난설헌과 종소리가 작품에서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The Meaning of Heo Nanseolheon and the Bell in the Artwork

윤석남 작가는 허난설헌과 이매창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허난설헌은 조선시대의 여성 시인 중 가장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으며, 사대부 가문의 부인으로 이옥봉과 함께 주목받으나 작품의 수와 품격에서 단연 돋보였다. 그녀의 시는 단지 문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여성의 목소리가 억압받던 시대에서 그 자체로 큰 저항의 의미를 지닌다. 이매창 역시 조선 후기의 여류 화가로, 여성으로서 예술적 성취를 이루어낸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작품은 당시의 사회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윤석남 작가는 300년이 지난 오늘날, 이매창의 작품에서 여전히 큰 감동을 느끼며, 마치 종소리처럼 그녀의 작품이 자신의 마음속에 울려 퍼진다고 말한다. 이매창의 시를 읽으며, 작가는 과거의 그녀와 소통한다고 느끼며, 그 시들이 여전히 그의 창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는다.

여성 시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존재했던 조선시대는, 여성에게 문학의 기회가 극히 제한적이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그 시기의 여성들은 종종 역사 속에서 침묵을 강요받고, 사회의 주요 영역에서 배제되었다. 윤석남 작가는 이 현실이 여성의 억압을 잘 나타내는 사례라고 생각하며, 그 억압이 얼마나 깊고 광범위했는지 성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난설헌과 이매창은 자신의 예술을 통해 그 억압을 뛰어넘고, 세상에 목소리를 낸 존재들이다. 작가는 그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억압받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현대에도 되살려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품고 있다.

Yun Suk-nam shares profound reflections on Heo Nanseolheon and Lee Maechang. Heo Nanseolheon is regarded as one of the most outstanding female poets of the Joseon Dynasty. As an aristocratic woman, she was recognized alongside Lee Okbong but stood out for the volume and quality of her works. Her poetry carries not only literary value but also profound significance as an act of resistance in an era when women’s voices were suppressed. Lee Mae-chang, likewise a female artist from the late Joseon period, achieved artistic success as a woman. However, her work was not properly recognized, as it failed to transcend the social limitations of her time.

Yun Suk-nam, even 300 years later, still feels deeply moved by Lee Mae-chang’s works, saying that they resonate in her heart like the sound of a bell. Reading Lee Mae-chang’s poetry, Yun Suk-nam feels a connection with her across time, realizing that those poems continue to influence her creative work.

The Joseon era, when female poets were rare, clearly demonstrates how limited opportunities for women in literature were. Women of that time were often silenced in history and excluded from the main areas of society. Yun Suk-nam sees this reality as a clear example of the oppression of women, reflecting on how deep and widespread that oppression was. Nevertheless, Heo Nanseolheon and Lee Mae-chang transcended that oppression through their art and made their voices heard in the world. Through their lives and works, Yun Suk-nam is filled with a strong resolve to revive the voices of oppressed women in modern times.

작품 ‘늘어나다’ ‘붉은밥’ ‘날개’ 에 대해서

The Meaning of the Works LengtheningRed Rice, and Wings

<늘어나다>
손을 주으려 팔을 뻗는 모습은 끊임없이 일을 해도 결코 끝나지 않는 고통과 고민을 상징한다. 수많은 일들을 수행하며 노력해도 결과는 늘 아쉬움으로 남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은 떨어져 나갔다는 사실은 절망을 더욱 부각시킨다. 마치 일하던 중 손이 떨어진 것처럼, 자신의 정체성마저 잃어버린 느낌을 전달한다. 이러한 상황은 육체가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정신이 확장된다는 것을 시사하지만, 정작 자신은 어디에 있는지를 알지 못하는 행방불명의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는 삶의 고뇌와 존재의 혼란을 함께 드러내는 이미지이다.

<붉은밥>
온갖 가정살림은 여성이 도맡고 있지만, 그들의 수고가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은 여전하다. 장막 뒤에서 인정받지 못한 채 살아가는 여성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모성애를 발휘하여 가족을 먹여 살리는 존재들이다. 이처럼 여성들의 희생과 헌신을 담아낸 작품, ‘붉은밥’은 엄마가 피와 땀을 흘려 만들어낸 밥을 상징한다. 이 밥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눈물과 사랑이 담긴 특별한 의미를 지닌 존재로,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의 고통과 사랑을 전달하고 있다.

<날개>
작가의 뒷모습만 보이는 작품에서 한쪽 날개만 존재하는 모습은 절망감과 희망이 얽혀 있는 복잡한 감정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은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내면의 고뇌를 나타내며, 숨겨진 감정과 진실이 존재하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날아가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느껴진다. 한쪽 날개가 있는 상태는 완전함을 이루지 못한 현실을 반영하며, 비록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상하고자 하는 의지를 품고 있다. 이러한 모순된 감정은 작가가 직면한 내적 갈등과 삶의 아이러니를 드러내며,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불완전함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Lengthening
The image of stretching out one’s arm to pick up a hand symbolizes the endless pain and worry that comes from constant work that never truly ends. Despite the numerous tasks performed and the effort put in, the outcome always falls short, and the fact that the hand is detached accentuates the despair. It evokes a feeling as if the hand had fallen off during work, expressing a loss of identity. This situation suggests that while the body expands, the mind simultaneously stretches, but the person remains lost and unaware of their own whereabouts. It is an image that reveals both the anguish of life and the confusion of existence.

Red Rice
Women bear the burden of household chores, yet their efforts remain unacknowledged. Women who live behind the scenes, unrecognized, are the ones who nourish their families with maternal love even in difficult circumstances. The work Red Rice symbolizes the rice that a mother prepares through her blood and sweat. This rice is not just food; it holds a special meaning filled with tears and love, representing the mother’s suffering and love as she sacrifices herself for her family.

Wings
In this work, where only the back of the artist is visible, the presence of just one wing symbolizes the complex emotions of despair and hope intertwined. The unseen face reflects the inner anguish of not wanting to expose oneself, creating a space for hidden emotions and truths. Yet, within this, there is a strong yearning to fly. The presence of only one wing reflects a reality of incompleteness, where, despite limitations, there remains a will to soar. These contradictory feelings reveal the artist’s internal conflicts and the irony of life, providing an opportunity to deeply explore the complexities and imperfections of human existence.

작품 ‘어시장’ 과 ‘섬’ 에 대해서

The Meaning of the Works Fish Market and Island

<어시장>
윤석남 작가는 목포로 여행을 갔을 때, 바닷가에 버려진 보트에서 주운 나무와 배의 부속들로 영감을 받았다. 특히 그는 노량진 어시장을 매우 좋아해 매일 새벽 3시에 가곤 했다. 그곳에서의 경험은 특별했다. 사람들의 흥정하는 모습은 재미있었고, 특히 여성들이 경매에 참여하여 활기차게 물건을 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는 작가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그는 여성이 고래를 이고 바다를 향해 가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그 과정에서 느낀 힘과 활력을 작품에 담고자 했다.

<섬>
윤석남 작가는 드럼통 작품을 통해 독특한 시각을 제시했다. 사람들이 버린 드럼통을 바라보는 순간, 그는 하나하나의 드럼통이 마치 섬처럼 느껴졌다. 각 드럼통은 개별적인 존재로서 사람들의 삶을 상징하고, 인간은 본질적으로 독립적이고 외로운 존재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작가는 이 드럼통들을 통해 인간의 고립된 상태를 드러내고자 했으며, 이로써 각각의 섬과 같은 드럼통이 가진 고유한 이야기를 탐구하려 했다. 이러한 작업은 인간 존재의 고독함과 독립성을 깊이 있게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Fish Market
Yun Suk-nam was inspired during a trip to Mokpo, where she collected wood and boat parts from a boat abandoned on the beach. She particularly enjoyed visiting the Noryangjin Fish Market, where she would go every morning at 3 AM. The experiences there were special. The way people haggled was fascinating, and she was especially impressed by the women actively participating in the auction and energetically purchasing goods. This lively energy became a significant source of inspiration for the artist. She symbolically expressed the image of women carrying whales and heading toward the sea, aiming to capture the strength and vitality she felt from this experience in her work.

Island
Through the barrel works, Yun Suk-nam presented a unique perspective. When looking at discarded barrels, each one seemed to resemble an island. Each barrel symbolized an individual life, and the thought crossed her mind that human beings are inherently independent and solitary. Through these barrels, the artist sought to reveal the isolated state of human existence, exploring the unique stories that each barrel—like an island—holds. This work became an opportunity for deep reflection on the loneliness and independence of human existence.

나무를 활용한 작품들에 대해서

The Meaning of Works Using Wood

2000년대에 윤석남 작가는 나무 작업을 통해 여성의 사회적 위치와 그 의미를 깊이 탐구하며, 과거 억압된 여성들의 삶에 대한 조명을 더욱 심화시켰다. 그녀는 역사 속에서 종종 잊혀지거나 무시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그들이 여전히 기억되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작업에서 윤석남 작가는 종소리나 늘어난 팔 같은 상징적 요소들을 통해, 억압된 여성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자신의 마음을 예술적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상징들은 단순한 형태를 넘어서, 그녀가 여전히 그들의 목소리를 되살리고자 하는 깊은 열망과 성찰을 담고 있다.

연꽃은 부활을 상징하는 꽃으로, 윤석남 작가는 이를 통해 억압받고 잊혀졌던 여성들이 다시금 세상에 떠오르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연꽃은 그 자체로도 고난과 시련을 견뎌낸 후에 비로소 아름다움이 피어나는 상징이다. 작가는 이 상징을 통해 과거의 여성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잃지 않도록, 다시 기억되고 재조명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표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역사적 성찰을 넘어서, 현재 여성들이 여전히 직면한 불평등과 사회적 억압에 대한 비판적 고찰이기도 하다. 여권이 어느 정도 신장되었지만, 여전히 여성이 동등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을 되돌아보며, 그녀는 시대를 넘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성차별 문제를 직시하고 있다. 윤석남 작가의 작업은 그러한 사회적 불평등을 직시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자, 예술을 통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성찰이다.

In the 2000s, Yun Suk-nam deeply explored the social position and significance of women through her works using wood, further illuminating the lives of women who had been oppressed in the past. She addressed the stories of women who were often forgotten or ignored in history, delivering a powerful message that they should still be remembered and respected. In this body of work, Yun Suk-nam artistically expressed her desire to reach out to these oppressed women through symbolic elements such as the sound of a bell or the stretching arm. These symbols go beyond mere forms, embodying her deep longing and reflection to revive their voices.

The lotus, a symbol of resurrection, was used by Yun Suk-nam to convey her wish for the women who were oppressed and forgotten to rise again in the world. The lotus itself symbolizes beauty that blooms only after enduring hardship and trials. Through this symbol, she expresses her hope that the voices of past women will not be lost but remembered and reexamined. This is not just a historical reflection, but a critical contemplation of the ongoing inequality and social oppression women still face today. Despite some progress in women’s rights, the reality that women do not yet enjoy equal rights is a harsh truth. By reflecting on this, Yun Suk-nam confronts the unresolved issue of gender discrimination that persists beyond time. Her work is an expression of a powerful will to address these social inequalities and a reflection of her social message through art.

연필 드로잉 시리즈에 대해서

About the Pencil Drawing Series

윤석남 작가는 설치미술에서 굉장한 해방감을 느꼈다. 고정된 벽의 그림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공간을 활용하는 작업을 통해 새로운 차원으로 탈피하려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공간의 제약을 느끼게 되었고, 바깥으로 나왔지만 그 역시 또 다른 공간에 얽매이게 되는 아이러니를 경험했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싶었지만, 작업의 방향이 정체되면서 나무 작업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슬럼프가 찾아온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작가는 표현 방법에 대한 고민과 함께 갈증을 느꼈다. 몇년 동안 끊임없이 자기 탐구를 하며 그림을 그렸지만, 그 안에서도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작가는 종이의 세계로 돌아오기로 결심하게 되었고, 새로운 표현을 찾기 위한 과정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자신을 재발견하고, 진정한 해방과 표현의 의미를 탐구해 나가고자 했다.

Yun Suk-nam felt a great sense of liberation in installation art. She wanted to break free from the constraints of fixed wall paintings and attempted to escape into a new dimension through the use of space. However, at some point, she began to feel the limitations of space itself, and despite stepping outside, she experienced the irony of becoming entangled in yet another form of confinement. She wished to imagine freely, but as the direction of her work stagnated, the wood-based works could no longer progress. A slump had arrived.

During this period, the artist felt a thirst for expression and struggled with her approach. She spent several years continually engaging in self-exploration through drawing, but the feeling that something was missing never disappeared. Ultimately, she decided to return to the world of paper and began the process of seeking new forms of expression. Through this journey, she aimed to rediscover herself and delve deeper into the meaning of true liberation and artistic expression.

1,025: 사람과 사람 없이

1,025 Dogs: With and Without People

여권의 신장과 여성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깊이 연구하던 윤석남 작가는, 여성의 사랑이 어떻게 확장되어가는지를 탐구하던 중, 신문에서 이애신 할머니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이 할머니는 1,025마리의 유기견을 보호하고 돌보는 삶을 살아왔고, 그 이야기는 작가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이애신 할머니의 삶을 접한 작가는 그 감동을 작품으로 풀어내기로 결심하며, 직접 할머니를 만나러 가고, 자재를 준비하는 등 5년이라는 긴 시간을 이 프로젝트에 바쳤다. 그 중 1년 반은 강아지의 드로잉 작업에 몰두하며, 개의 형태와 본질을 마스터하기 위해 끊임없이 그림을 그렸다.

이애신 할머니의 이야기는 윤석남 작가에게 단순한 감동을 넘어, 인간 존재의 이기적이고 얄팍한 면을 돌아보게 했다. 할머니는 결혼 후, 남편의 반대로 강아지를 키울 수 없었지만, 남편이 돌아가신 뒤에는 외진 곳에서 버려진 강아지들을 품어주기 시작했다. 그녀의 사랑은 단순히 동물에 대한 애정이 아닌, 생명에 대한 깊은 연민과 이해의 표현이었다. 이 이야기는 윤석남 작가에게 여성의 모성애가 어떻게 확장되고, 그 사랑이 어떻게 인간과 동물, 그리고 세상에까지 이어지는지를 깊이 성찰하게 만들었다.

작가는 이애신 할머니의 헌신과 사랑을 통해, 인간 존재의 깊이와 연민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으며, 그 마음을 자신의 작업에 고스란히 담아내고자 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단지 한 개인의 삶을 넘어, 여성이 가지는 사랑의 힘, 그 끝없이 확장되는 사랑의 본질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다가왔다. 윤석남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과 자연, 나아가 세상과의 관계에서 진정한 연대와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내고자 했으며, 그것은 결국 인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이자, 현대 사회에서 여성이 발휘하는 힘과 애정의 본질에 대한 고백이었다.

While deeply researching the expansion of women’s rights and their social significance, Yun Suk-nam came across a moving story in the newspaper about Lee Ae-shin, a woman who has dedicated her life to protecting dogs. Lee Ae-shin has cared for and protected 1,025 stray dogs, and her story profoundly impacted the artist. Inspired by Lee Ae-shin’s life, Yun Suk-nam decided to translate her emotions into a work of art, devoting five years to this project. She visited Lee Ae-shin in person, prepared materials, and spent a year and a half focused on drawing dogs, constantly working to master their form and essence.

Lee Ae-shin’s story, for Yun Suk-nam, went beyond simple emotional impact and prompted a reflection on the selfish and shallow aspects of human existence. After marriage, Lee Ae-shin was unable to keep dogs due to her husband’s objections. However, after his passing, she began to take in abandoned dogs in a remote area. Her love was not just affection for animals, but a deep expression of empathy and understanding for life itself. This story made Yun Suk-nam reflect on how maternal love extends, and how that love connects not only humans and animals but also reaches out to the world.

Through Lee Ae-shin’s dedication and love, the artist gained profound insights into the depth of human existence and compassion, and she sought to capture these feelings in her work. Her story became more than the life of one individual; it became an important example of the power of a woman’s love and its endless expansion. With this work, Yun Suk-nam aimed to portray the journey of finding true solidarity and love in the relationship between humans, nature, and the world. Ultimately, it was a deep reflection on humanity and a confession of the power and essence of the love that women manifest in modern society.

작품 <1,025: 사람과 사람 없이> 2009년에 전시된 모습

The Display of the Artwork
1,025 Dogs: With and Without People

작품 ‘1,025: 사람과 사람 없이’ 2019년, 2023년에 전시된 모습

1025 Dogs: The Exhibition in 2019 and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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