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작업의 시작 ‘어머니의 눈’
The Beginning of Installation Art: Mother’s Eyes
윤석남 작가는 그림에서 벗어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던 시기에는 그림을 그리는 직업이 자신의 삶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지만, 꿈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중요한 목적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고, 그로 인해 방황이 심했던 시기였다. 그러던 중 허난설헌의 집에 가서 나무토막 하나를 주워오게 되었고, 이 작은 15cm의 나무조각에 허난설헌의 모습을 그려보았을 때 깊은 행복을 느꼈다. 이 사건은 작가의 삶을 변화시켰고, 이후로도 헌 나무를 모아 다녔으며, 이 경험은 전시회 “어머니의 눈”의 모티프가 되었다.
윤석남 작가는 조각과 그림의 경계에 있는 작품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당시 교대 근처 금호아파트에 작업실을 두고 사람들의 버린 가구들을 주워 모았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버려진 사다리를 발견하고 이를 집어왔다. 그 사다리는 마치 창문처럼 보였고, 그 안에 자신을 그려넣었을 때, 밖에 나가지 못하고 안에서 바라보는 여성의 모습이 투영되었다. 이는 사회에서 억압받고 있는 여성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딸과 아들> 작가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말로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사적인 차원에서, 자신의 어머니의 역사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하고자 했다. 어머니는 6남매를 키우며 대단한 희생과 노력을 기울였고, 그 모습을 보며 작가는 깊은 존경심을 느꼈다. 절대로 무너지지 않고 우직하게 가정을 지켜온 어머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러한 어머니의 강인함과 사랑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가치를 지니고 살아가고 싶은지를 고민하였다.
Yun Suk-nam felt that she needed a change beyond painting. During a time when she struggled to find a direction, she questioned if painting was truly her calling. However, she didn’t want to give up her dream. She held a strong belief that she needed to live with purpose, which led her into a period of deep searching. One day, she visited the historic home of Heo Nanseolheon, a renowned Korean poet from the Joseon Dynasty known for her talent and tragic life. At the site, Yun picked up a small piece of wood, just 15 centimeters long. When she painted Heo Nanseolheon’s image on this small wood fragment, she felt profound happiness. This experience transformed her life. From then on, she began collecting old wood, which later inspired her exhibition, Mother’s Eyes.
Yun Suk-nam became drawn to works that blended sculpture and painting. She set up a studio near Geumho Apartments by Gyo-dae, where she collected discarded furniture. One day, she found an abandoned ladder and brought it back to her studio. The ladder looked like a window. When she painted herself within it, it revealed the image of a woman gazing out, unable to leave—a symbolic representation of women oppressed by society.
<Daughter and Son> The artist began to feel that she hadn’t fully told her mother’s story. She truly wanted to speak openly and honestly about her mother. On a personal level, she wished to deeply reflect on her mother’s history. Her mother raised six children with tremendous sacrifice and effort, and witnessing this filled the artist with deep respect. Her mother, who never faltered and steadfastly upheld the family, is the person she respects most in this world. Through her mother’s strength and love, the artist has been able to consider who she is and the values she wants to live by.
의자가 작품에서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About the meaning of the chair in the artwork
윤석남 작가는 길에서 주운 의자 위에 자신이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작품을 창조했다. 화려한 옷을 입고 차분하게 앉아 있는 자신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고 있다. 부엌에서 사용하는 의자이지만, 작가는 이를 자신의 방이라고 생각하며 작업에 임했다. 아무리 집이 커도 여성의 방이 존재하지 않는 현실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의자 작품은 여성 존재의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작가는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가정 내에서도 독립적인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여성들의 상황을 표현하며, 그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러한 고민과 관찰을 통해, 작가는 여성의 공간과 정체성을 탐구하며, 사회에서 여성들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Yun Suk-nam created the artwork by imagining herself sitting on a chair she found on the street. Dressed in elaborate clothing and seated calmly, her posture reflects deep contemplation about how she wants to live her life moving forward. Though the chair is a simple kitchen chair, the artist approached the work as though it were her own personal room. In doing so, she sought to express the harsh reality that, regardless of the size of a house, women often do not have a space of their own.
The chair artworks hold profound reflections on the meaning of womanhood. The artist addresses the plight of women who are unable to establish their roots and who lack independent spaces, even within their own homes. Through this, she aims to highlight their existence and presence. Through these reflections and observations, Yun Suk-nam delves into the concepts of female space and identity, questioning the role and position of women in society.
‘핑크룸’ 에 대해서
About the meaning of the pink room in the artwork
윤석남 작가는 사회에서의 가지는 여성의 위치를 핑크색의 방을 이용한 작품으로 표현하며, 그 공간에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담아내었다. 방의 중심에는 핑크소파가 놓여 있고, 그 밑에는 구슬들이 널려 있다. 이 구슬들은 방 주인인 자신조차 서 있을 수 없게 만드는 장애물로 작용한다. 이는 사회에서 여성들이 처한 불안정한 상황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핑크소파는 겉보기에는 화려하고 근사한 의자처럼 보이지만, 작가는 여전히 구석에 쭈그려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심리적인 불안함을 드러낸다. 비록 사회가 발전하고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현실은 크게 변하지 않았음을 나타내고 있다.
작가는 핑크색을 단순한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보지 않으며, 지저분한 계열의 핑크 색상을 선택했다. 이는 여성성의 화려함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오히려 여성의 삶이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것처럼 화려하고 편안하지 않다는 반감을 담고 있다. 부드럽고 편안한 핑크 대신 사용된 형광 계열의 핑크는 불안정한 감정을 표현하며, 작가가 사회에서 일하고 싶고 떳떳한 존재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반영한다. 이러한 색깔 선택은 단순한 미적 표현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작가는 핑크가 더 이상 여성의 상징이 아니며, 그 색이 지닌 의미를 다시 한 번 일깨우고자 한다.
Yun Suk-nam created a room as an artwork, using it to represent the complex emotions surrounding the lives of women in society. At the center of the room is a pink sofa, and scattered beneath it are beads. These beads act as obstacles, making it impossible for anyone, even the owner of the room, to stand. This metaphorically represents the unstable situation that women face in society. The pink sofa appears to be an extravagant and elegant chair at first glance, but through the image of a woman huddled in a corner, the artist reveals the psychological unease that women experience. Despite societal progress and improvement, this indicates that the reality for women has not significantly changed.
The artist does not view the color pink as merely a symbol of beauty, and instead chose a dirty shade of pink. This color choice is not about the glamour of femininity but rather conveys a criticism that women’s lives are not as glamorous and comfortable as commonly believed. Instead of a soft and comfortable pink, the fluorescent shade of pink creates a sense of instability and reflects the desire for women to be recognized as legitimate, independent individuals in society. This color choice functions not just as an aesthetic expression but as a symbol of resistance against the misconceptions about women. The artist aims to remind us that pink is no longer just a symbol of femininity, and she wants to rekindle the deeper meaning behind that color.
‘빛의 파종’ 에 대해서
About the Artwork Sowing of Light
윤석남 작가는 전시 제목인 “빛의 파종”을 통해 작품의 주제를 강조하고 있으며, 작품 제목은 “999”이다. 이 제목은 999명의 사람들이 모였을 때를 상정하여 정해졌다. 작가는 완전한 수를 1000으로 상징화하며, 숫자 1000이 완성될 때 세상이 평등해지고 남녀가 동등한 사회가 이루어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작가는 우리가 꿈꾸는 평등한 사회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으며,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세상의 평등 발전도가 1000이라는 숫자에 거의 도달했다고 믿는다. 현재는 999에 이르렀지만, 완전한 수인 1000이 되기 위해서는 단 한 명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그 한 사람이 들어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앞으로도 그 숫자가 채워지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할지를 질문하고 있다. 이는 인간과 인간 간의 완전한 평등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긴 여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Yun Suk-nam emphasizes the theme of her artwork through the exhibition title Sowing of Light, with the title of the piece being 999. This title was chosen with the idea of imagining a gathering of 999 people. The artist symbolizes completeness with the number 1000, conveying the message that when the number 1000 is reached, the world will achieve equality, and a society where men and women are equal will be realized.
The artist expresses a longing for an equal society, believing that over the long course of time, the world has almost reached the equality represented by the number 1000. Currently, it stands at 999, but to reach the perfect number of 1000, just one more person is needed. However, it will take a long time for that final person to join, and the artist questions how much longer it will take to fill that final spot. This symbolizes the long journey toward achieving complete equality between human beings.
‘블루룸’ 에 대해서
About the Artwork Blue Room
윤석남 작가는 자신의 삶을 다양한 방으로 상징화하여 표현했다. 핑크룸은 그림을 시작하기 전의 모습으로,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아름다운 집에서 화려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불안정함을 드러낸다. 이 방은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를 상징하며, 그래서 더티한 핑크 색상을 사용하여 그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반면, 블루룸은 삶을 깊이 들여다보며 느낀 죽음의 강을 건너는 모습을 나타낸다. 이는 삶의 형태를 탐구하며 무언가를 찾아 나가는 과정을 상징하며, 죽음과 삶의 경계에 있는 중간 지점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 이러한 공간적 상징은 작가의 40대 이후의 삶을 반영하며, 그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탐색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Yun Suk-nam symbolized and expressed her life through various rooms. The Pink Room represents her life before she began painting, where she lived in an affluent and beautiful home, leading a glamorous life. However, even within that, it reveals an underlying sense of instability, as if floating in the air. This room symbolizes a state of being unsettled, and the artist used a dirty pink color to express the complex emotions she felt at the time.
In contrast, the Blue Room represents crossing the river of death, as felt through a deeper reflection on life. It symbolizes the process of exploring the forms of life and searching for something, reflecting the artist’s state as she stands at the midpoint between life and death. This spatial symbolism reflects her life after her 40s and conveys the message that through her artwork, she is on a journey of self-explo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