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 시리즈에 대해서
The Meaning of the ‘Room Series’ Works
윤석남 작가는 자신의 삶을 다양한 방(room)으로 상징화하여 표현한 ‘룸 시리즈’를 통해 삶의 태도와 형태를 드러내고자 했다. 각 방은 작가의 삶의 작은 시대를 반영하며, 핑크룸은 작가의 불안했던 시절을 나타낸다. 아름다워 보이지만 형광 핑크로 표현된 이 방은 정착하지 못하는 상태를 상징한다. 블루룸은 작가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던 시기를 이야기하며, 바리데기를 무당의 조상으로 비유하여 영적인 세계와 현실을 연결하는 중개자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블루는 죽음의 강을 건너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의 모습을 나타낸다.
화이트룸은 작가의 삶에서 가장 마지막 경로를 표현하며, 죽음 이후의 세계를 담고 있다. 이 방에 들어간 연꽃은 죽은 사람을 기릴 때 자주 사용되는 꽃으로, 작가의 삶과 죽음을 연결짓는다. 반면, 그린룸은 생명의 희열을 상징하며, 생명의 시작과 활기찬 순간을 표현한다. 이는 작가가 그림을 시작한 뒤의 생동감 넘치는 순간을 담고 있으며, 숲의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블랙룸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무의 상태로 가는 것과 무존재의 의미를 상징화한 방이다. 작가는 각 룸을 통해 자신의 삶의 여정과 감정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관람자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 시리즈는 작가의 내면적 경험을 탐구하는 동시에, 삶과 죽음, 생명과 존재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전달하는 작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Yun Suk-nam expressed her life through the “Room Series,” symbolizing her attitudes and forms of life in various rooms. Each room reflects a small era of the artist’s life, with the Pink Room representing her anxious period. Although it appears beautiful, the room painted in fluorescent pink symbolizes a state of being unsettled. The Blue Room tells the story of the time when the artist began painting, comparing the shaman’s ancestor, the “Baridegi,” to a mediator who connects the spiritual world and reality. Blue represents the artist crossing the river of death to deliver messages.
The White Room represents the final path in the artist’s life, containing the world after death. The lotus in this room, often used to honor the deceased, connects the artist’s life and death. On the other hand, the Green Room symbolizes the joy of life, expressing the beginning and vibrant moments of existence. It captures the dynamic energy after the artist began painting and incorporates the narrative of the forest.
Finally, the Black Room addresses death, symbolizing a state of nothingness and non-existence. Through each room, the artist visually conveys her journey and emotions, offering viewers an opportunity for deep reflection. This series explores the artist’s inner experiences while conveying complex emotions about life, death, and existence.
‘너와’ 시리즈에 대해서
The Meaning of the Work Series <Neowa> (referring to traditional roof tiles used in the past)
윤석남 작가는 ‘너와’라는 기와의 의미를 탐구하며, 그 기와가 지닌 시간의 흔적과 강인함을 통해 인간의 삶을 표현하고자 했다. 너와는 비와 눈을 견디며 나무로 만들어진 기와로, 단단한 참나무가 사용되어 모든 세월을 견뎌낸 결과 더 강해졌다. 작가는 학고재에서 전시를 진행한 후, 근처의 한 카페를 방문했는데, 그곳의 주인장이 강원도에서 너와를 얻었다고 이야기했다. 주인장은 이 너와를 지하실에서 10년 넘게 보관해왔다고 전했다. 작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즉시 너와를 옮겨와, 먹으로 그 위에 인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업을 진행하며, 세월을 견딘 너와는 마치 세월을 참아낸 인간의 주름살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러한 느낌은 작가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그는 즉시 인물을 그려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작가의 손길에 의해 너와 위에 새겨지는 인물들은 그 자체로 시간의 이야기를 품고 있으며, 너와가 지닌 강인함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경험을 동시에 담아내고자 하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재료를 넘어서, 세월의 흔적을 담고 있는 존재로서의 너와를 통해 인생의 깊이를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Yun Suk-nam, in exploring the meaning of “Neowa” (traditional roof tiles used in the past), sought to express human life through the traces of time and resilience that these tiles embody. Neowa, made from wood and designed to endure rain and snow, is crafted from solid oak, which has become stronger with time as it withstood the elements. These traditional tiles, once widely used in Korean architecture, carry with them a history of enduring the natural world. After exhibiting at Hakgojae, the artist visited a nearby café, where the owner shared that he had obtained the Neowa from Gangwon Province. The owner explained that the tiles had been stored in the basement for over ten years. Inspired by this story, the artist immediately brought the Neowa back and began to draw figures on the tiles using ink.
As the artist worked, the Neowa, having endured the passage of time, evoked the sense of human wrinkles, which seemed to represent the marks of enduring life. This impression became a profound source of inspiration for the artist, who felt compelled to draw figures on the tiles. The figures etched by the artist on the Neowa are imbued with the story of time, while also reflecting the strength of the tiles and the human experiences that emerge from them. This work, going beyond a mere material object, carries the artist’s message of conveying the depth of life through the Neowa, a symbol of enduring the marks of time.
작품에 묘사된 김만덕, 이매창, 허난설헌에 대해서
Works on Kim Man-deok, Lee Mae-chang, and Heo Nan-seolheon
<김만덕의 심장은 눈물이고 사랑이다>
윤석남 작가는 심장을 중요한 상징으로 삼아 슬픔을 표현하고자 했다. 슬플 때 심장은 함께 울며 눈물을 흘리는 존재라는 생각을 통해 김만덕의 삶을 조명한다. 김만덕은 어린 기생으로 시작해 조선시대의 거상으로 성공한 여성으로, 그녀의 이야기는 많은 여성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는 상징이 된다. 작가는 그녀의 고난과 투쟁을 담아내기 위해 대규모 작품을 제작하고, 이를 통해 김만덕의 포부와 강인한 정신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녀의 삶에서 느낄 수 있는 슬픔과 고난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며, 작가는 김만덕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강인함과 지혜를 널리 알리고자 한다.
<이매창의 방>
윤석남 작가는 이매창의 방을 상상하며 그녀의 내면 세계를 탐구하고자 했다. 이매창은 조선시대의 여성 화가로, 사회적 제약 속에서도 자신의 예술을 추구한 인물이다. 작가는 그녀를 ‘색깔이 없는 사람’으로 상징화하여, 이매창이 작은 방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이러한 표현은 그녀가 당대의 제약 속에서도 자신의 예술적 열망을 지속적으로 지켜냈던 모습을 반영하며, 작가는 이매창의 삶과 작업이 어떻게 색을 잃지 않았는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허난설헌과 연꽃>
윤석남 작가는 허난설헌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만들었다. 허난설헌은 조선시대의 여성 시인으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의 시와 문학은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작가는 그녀의 삶과 작품을 통해 허난설헌의 존재를 다시 되살리고자 하였다. 특히 연꽃은 부활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작가는 허난설헌이 다시 부활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그녀를 연꽃으로 둘러싸인 모습으로 표현했다. 이 작품은 허난설헌의 삶과 그녀의 문학이 지닌 깊은 의미를 강조하며, 그녀가 남긴 흔적을 세상에 다시 드러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담고 있다. 허난설헌의 시와 문학은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서 자리하고 있다. 작가는 연꽃 주위에 그녀의 이미지를 배치함으로써, 허난설헌의 부활을 꿈꾸고, 관람자들이 그녀의 삶과 작품을 새롭게 인식하고 기억하게 하기를 바랐다. 이 작품은 허난설헌이 가진 위대한 정신과 예술적 유산을 기리는 동시에, 그로 인해 현재의 여성 예술가들이 어떻게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Kim Man-deok’s Heart is Tears and Love“
Yun Suk-nam uses the heart as a powerful symbol to express sorrow, illuminating Kim Man-deok’s life through the idea that the heart weeps alongside us in times of sadness. Kim Man-deok, who rose from a young courtesan to become a prominent merchant in the Joseon era, stands as a beacon of hope and inspiration for women. To capture her hardships and resilience, the artist created a large-scale work that conveys Kim Man-deok’s aspirations and indomitable spirit. The sorrow and struggles in her life continue to inspire many, and through her story, the artist seeks to celebrate women’s strength and wisdom.
“Lee Mae-chang’s Room“
In this work, Yun Suk-nam envisions the inner world of Lee Mae-chang by imagining her in her private room. Lee Mae-chang, a female painter during the Joseon dynasty, pursued her art despite social constraints. The artist depicts her as a “colorless person,” envisioning her in a small room where she continues her work. This portrayal reflects Lee Mae-chang’s persistent dedication to her art, despite the restrictions of her time, showing how her creative passion endured without losing its essence. Through this visual, Yun Suk-nam underscores Lee Mae-chang’s commitment to art.
“Heo Nan-seolheon and the Lotus Flower“
Yun Suk-nam’s artwork dedicated to Heo Nan-seolheon, a Joseon-era female poet, brings her presence to life once more. Although Heo Nan-seolheon passed away young, her poetry continues to move people even today. The artist expresses her desire for Heo Nan-seolheon’s revival by surrounding her with lotus flowers, symbols of rebirth. This work highlights the profound legacy of Heo Nan-seolheon’s life and literature, intending to rekindle her presence in the world. Her poetry and literature endure as more than historical relics; they remain influential today and into the future. By placing her amidst lotus flowers, Yun Suk-nam hopes that viewers will recognize and remember Heo Nan-seolheon anew. This work not only honors her exceptional spirit and artistic legacy but also symbolizes the inspiration she provides to women artists today.
한국의 전통 화법으로 그려진 윤석남 작가의 자화상 작업에 대해서
Yun Suk-nam’s Self-Portrait Series in Traditional Korean Painting Techniques
윤석남 작가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마음이 편안함을 느꼈다. 거울 속의 나 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마치 오래된 친구와 대화하는 것과 같았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이, 작가는 그 순간에 몰입할 수 있었고, 그 모습은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는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그 거울을 통해 본 자신이 과연 진정한 나일까 하는 의문이 마음속에 떠올랐다.
거울 속의 이미지는 실제 나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는 반쯤은 거짓말이 깔려 있는 듯했다. 오랜 세월 동안 쌓인 경험과 감정, 그리고 사회가 부여한 역할들이 나의 자아에 얽혀 있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그림은 단순한 자화상이 아니라, 반은 현실의 나와 반은 환상이 얽혀 있는 복잡한 결과물이었다. 거울 속의 모습은 단순히 외적인 형상일 뿐만 아니라, 내면의 갈등과 욕망, 그리고 상처가 담긴 또 다른 나를 반영하고 있었다.
Yun Suk-nam felt a sense of peace while painting her reflection in the mirror. Gazing at her own image felt like having a conversation with an old friend. Regardless of how much time it took, she could immerse herself completely in that moment, using it as a chance to explore her inner self. However, a question lingered within her: was the person she saw in the mirror truly her?
The reflection was indeed her own image, but at the same time, it seemed to carry an element of illusion, a half-truth. Years of accumulated experiences, emotions, and the roles imposed by society were intertwined with her sense of self. The resulting painting was more than a simple self-portrait; it was a complex outcome where reality and fantasy intertwined. The image in the mirror was not merely a physical likeness but also a reflection of inner conflicts, desires, and scars, embodying yet another version of herself.
<우리는 모계가족> 작품에 대해서
On the Work We Are a Matriarchal Family
이제는 남성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외부에서 여성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이 변화는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가능하게 하며, 더 나아가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윤석남 작가는 이러한 변화의 상징으로 모계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모계 중심 사회로의 이동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친정어머니, 언니, 동생과 딸을 대상으로 한 작품을 통해 여성의 힘과 연대를 강조하고자 했다.
윤석남 작가는 이 작업을 통해, 가족 내에서의 여성의 역할과 모계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친정어머니로부터 시작해 언니, 동생, 그리고 자신의 딸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지지하는 존재이다. 이러한 관계는 단순한 혈연의 연장선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모계 중심 사회로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경제적 자립을 이루는 과정에서의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를 통해 관람자들에게 모계 가족의 힘을 느끼게 하고, 여성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사회의 가능성을 일깨우고자 한다.
We now live in a society where women can earn money on their own without relying on the power of men. This shift has enabled women’s economic independence and, moreover, provided a foundation for them to raise their voices and exert influence. In particular, Yun Suk-nam, the artist, wants to tell the story of matriarchal families as a symbol of this change. To express the transition from a male-dominated society to one centered around women, Yun Suk-nam has focused on works featuring her mother, sister, younger sibling, and daughter, highlighting the strength and solidarity of women.
Through this work, Yun Suk-nam aims to reexamine the role of women within the family and the significance of the matriarchal structure. From her mother to her sister, younger sibling, and daughter, these women serve as sources of strength and support for one another. This relationship is not merely an extension of blood ties but holds great social significance. Through this artwork, Yun Suk-nam visually expresses the shift towards a matriarchal society, showing the strength and beauty of women as they find their identity and achieve economic independence. In doing so, she hopes to make viewers feel the power of matriarchal families and remind them of the possibilities of a new society that women are collectively building.
한국의 전통 화법으로 표현된 윤석남 작가의 친구들 작업에 대해서
Yun Suk-nam’s Work ‘Friends’ Expressed Through Traditional Korean Painting Techniques
전시의 목적은 단 하나였다. 윤석남 작가는 자신이 그림을 시작한 이후, 자신의 예술적 여정에 깊이 관련이 있고 많은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한 사람 한 사람씩 그린 작품을 선보이고자 했다. 이들은 작가의 삶과 작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들로, 그들의 존재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작가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이 전시를 통해 각 인물에 대한 소중한 기억과 감정을 되새기며, 그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었다. 각 작품은 그들의 모습을 세밀하게 담아내기 위해 주로 제공받은 사진을 바탕으로 작업되었다. 사진은 작가가 그들에게 느꼈던 감정과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중요한 자료가 되었고, 이를 통해 작가는 각 인물의 개성과 그들이 함께한 순간들을 더욱 생동감 있게 재현하고자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은 단순한 초상화가 아니라, 작가의 기억 속에 살아 숨 쉬는 인물들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표현이다. 작가는 이 전시를 통해 그들에게 영원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그들과의 소중한 관계를 되새기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들의 지혜와 경험을 배우고 싶다는 바람을 담고 있다. 전시를 관람하는 이들도 각 작품을 통해 작가와 그 인물들 사이의 깊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 전시가 그들의 삶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The purpose of this exhibition was clear. Yun Suk-nam wanted to express her deep gratitude to the people who have played a pivotal role in her artistic journey and who have supported her since she began painting. These individuals have had a profound impact on her life and work, and she believes that without them, the artist she is today would not exist.
Through this exhibition, Yun Suk-nam sought to reflect on the memories and emotions she holds for each person, conveying her sincere appreciation for them. Each piece was created mainly using photographs provided by the subjects, which became essential in visually expressing the emotions and stories the artist felt toward them. These photos allowed her to capture not just their likeness, but their essence and the moments they shared, bringing them to life in her work.
The resulting pieces are more than just portraits; they are expressions of love and respect for the people who continue to live on in the artist’s memory. Through this exhibition, Yun Suk-nam hopes to convey her eternal gratitude to these individuals, honor their precious relationships, and continue to learn from their wisdom and experiences. She hopes that viewers will feel the deep connection between herself and the people depicted and that this exhibition will inspire a fresh appreciation for their lives and legac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