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미술의 선구자 윤석남의 과거·현재·미래…서울시립미술관 ‘심장’전 개최

▲ 윤석남 ‘김만덕의 심장은 눈물이고 사랑이다'(2015, mixed media)/서울시립미술관 제공
미술가 윤석남(76)이 6월 28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심장’전을 연다.
그의 ‘심장’은 이타적인 삶에 대한 동경이다. 전시장의 메인을 장식하는 높이 3m, 지름 2m의 거대한 핑크빛 심장 형상의 ‘만덕의 심장은 눈물이고 사랑이다’는 역사 속 여성 김만덕의 삶이 보여주는 사랑에 감동을 받아 만들게 됐다.
윤 작가는 “김만덕이 가지고 있었던 삶의 족적은 저한테는 눈물이다. 나는 그렇게 못 살지만 작품으로라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김만덕 외에도 이매창, 허난설헌 등 역사 속 여성의 모습을 작품에 많이 담아왔다. 그는 “작품의 목적은 이사회에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한테 감동을 주는 다른 사람의 삶을 나름대로 번역해서 작업하는 것이 저한테도 큰 기쁨을 준다”고 그들의 삶을 작품으로 형상화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또 다른 김만덕과 같은 역사 속 여성의 삶을 캐내 그것을 나름대로 표현하고 싶은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역사 속 인물을 다루기는 하지만 그저 과거의 모습을 재조명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윤 작가는 “내가 본 그 여성들의 삶은 무엇이었을까”라는 질문에서 작품을 시작했다며 “세분의 삶을 제 나름대로 분석해서 이분들을 통해 하고 싶은 요새 얘기가 뭘까 생각했다. 이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어떻게 잘 맞을 수 있을까 생각한다”고 역사 속 삶을 현재와 접목시키고 있음을 시사했다.

▲ 윤석남 ‘허난설헌'(2014, mixed media)/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윤 작가는 우리나라 페미니즘 미술의 선구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전시를 주최한 서울시립미술관의 김홍의 관장은 “자신의 양식을 통해 여성 미술의 문을 열고 페미니즘 미술을 우리나라에 안착시킨 점을 높이 평가해 모시게 됐다”며 원로작가를 초대하는 ‘세마 그린’ 프로젝트 두 번째 작가로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과거작 160여 점과 허난설헌·이매창·김만덕을 다룬 신작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회고전 성격이기 때문에 그녀의 작품을 연대기와 주제별로 나눈 4개의 섹션으로 나눠 놓았다. 첫 번째 섹션은 ‘어머니’, 두 번째는 ‘자연, 그리고 우주’, 세 번째는 ‘여성사’, 마지막은 ‘문학’이다. 윤 작가는 “이상하게 지나간 일에는 관심이 없다. 그래서 지난 작품보다는 앞으로의 작품을 같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신작을 선보이게 된 배경을 언급했다.
전시실 마지막 공간에는 작가의 과거와 현재를 극명하게 대비시키는 자화상 두 점이 있다. 작가는 나무 설치 속에 있는 첫 번째 과거의 자화상이 “‘나는 누구인가’하는 무수한 질문 때문에 편하지 않은 마음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번째 최근의 자화상을 보면 시간이 흐름에따라 그런 것들을 초월해 편안해진 노 작가의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흥미롭다.
서울시립미술관은 6월 9일 토요일 오후 2시 작가와의 대화 행사를 진행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도슨트와 함께 하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전시 해설도 있다.

▲ 윤석남 ‘너와 20. 연두색은 슬프다'(2013, mixed media)/서울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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