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 명 : 2016 모란미술관 기획 <조각적 전회 Sculptural Turn>展
▌전시기간 : 2016.4.8 ~ 6.8
▌전시장소 : 모란미술관
▌참여작가 : 윤석남, 안재홍, 권대훈, 김홍석
▌후 원 :경기도, 남양주시

조각적 전회 Sculptural Turn
현대 조각은 추상조각, 미니멀리즘 조각, 개념 조각, 설치 조각, 포스트모더니즘 조각 등의 영역에서 전통적 조각에서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조형성을 모색해왔다. 이에 따라 조각의 본질을 이루는 공간, 매스 그리고 구조에 대한 이해 또한 새로운 양상과 맥락에서 파악된다. 특히 현대조각에서는 이전의 조각에서 상정되지 않았던 여러 요소들, 예컨대 비물질성, 비영속성, 행위, 개념 등이 강조된다. 이러한 현대조각의 흐름 속에서도 인체는 여전히 중요한 주제이다. 인체는 조각의 고향이자 영원한 조형적 탐구의 대상이다. 현대조각이 표현하는 인체를 통해 조각의 동시대성을 가늠하고 내일의 조각을 생각하는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을 인체 조각에 중점을 두면서도 “조각적 전회”라고 명명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조각적 전회”는 단지 새로운 기법의 변화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무엇보다 조각사의 근간을 이루었던 인체 조각의 조형적 변용을 통해 현대조각이 드러낼 수 있는 미적 이념을 생각해보자는 의도에서 붙여진 제목이다. 그러기에 “조각적 전회”는 단순히 조형적 형식의 변화라기보다는 한 시대의 문화에서 구현되는 조각의 이념이 무엇인지를 묻는 물음의 또 다른 표현이다. 물론 이번 전시가 조각의 전환점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내일의 현대 조각의 향방을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예술은 조각, 작품 그리고 감상자의 생산적 혹은 수용적인 관계 또는 문화 담론의 관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그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오늘의 현대 조각이 인체 조각의 관점에서 어떠한 조형적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는지를 물어본다. 이 물음은 궁극적으로 조각의 문화에 대한 물음에 맞닿아 있다. 전시에 참여한 네 명의 작가들의 작업은 이러한 물음을 그 바탕에 두고 있다. 작가들은 전통적인 인체 조각의 미학을 간단히 배제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현대조각에서 환기될 수 있는 인체조각 힘을 저마다의 고유하면서도 단단한 조형미학으로 제시하고 있다.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은 각각의 특별한 감상의 방식으로 “조각적 전회”와 연관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조각적 전회”란 단지 새롭고, 독창적이고 참신한 기법이나 형태가 제시되는 곳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관객이 찾아가고 만들어가고 열어가는 곳에서 비롯된다. 이번 전시가 조각의 힘과 그 문화를 경험하고 지금 이곳의 삶과 현실을 또 다른 예술의 지평에서 생각해 볼 수 전환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임성훈(학예실장, 미학 Ph.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