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은 기자
윤석남 작가 윤희순 의사 작품전
13일 춘천시향 기념음악회 개최
플래시몹·무궁화 전시 등 다채
“아무리 여자인들 나라 사랑 모를소냐. 아무리 남녀가 유별한들 나라없이 소용있냐. 우리도 의병하러 나가보세.”(윤희순 ‘안사람 의병가’ 중)
일본에 국권을 빼앗긴 1910년. 그 이전부터 조국의 광복을 향한 염원은 계속 이어져왔다. 의지는 1945년이 돼서야 빛을 찾았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선열들이 떨치고 일어났던 과정은 광복 80년이 지난 지금에도 예술적 표현으로 승화되고 있다. 광복 80주년 기념 공연과 전시가 강원 곳곳에서 이어진다. 이들의 울림에는 최초의 여성의병장 윤희순 의사부터 독립을 위해 일어선 학생과 민중의 모습이 서려있다.

■붉은 방에 담긴 항일의 혼… 윤희순을 기리다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1860~1935) 의사가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거장인 윤석남 작가의 붓끝에서 새롭게 되살아났다.
광복회 강원지부는 광복 80주년과 윤 의사의 90주기를 기념해 15일부터 내달 14일까지 강원광복기념관에서 윤석남 작가 특별 초대전을 연다. 강원 출신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재조명, 윤 의사의 공적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윤 작가는 1980년대부터 여성과 역사, 기억을 주제로 꾸준히 작업해온 페미니스트 1세대 화가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설치 작품 ‘붉은 방’을 통해 윤희순 의사의 강인한 생애와 불굴의 정신을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연필 드로잉과 채색 작업을 거쳐 완성된 윤 의사 초상화는 단정히 틀어 올린 머리와 날카로운 눈매를 통해 꺾이지 않는 기개를 담아냈다. 결연한 눈빛 속 희망을 놓지 않았던 독립운동가의 의지와 신념이 서려 있다.
전시 기간에는 관람객이 직접 윤희순 의사의 ‘안사람 의병가’를 필사하거나 캘리그래피로 써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며, 개막식은 15일 오전 8시 30분 전시장에서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음악으로 만나는 독립의 열망
춘천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광복 80주년 기념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번 연주회는 인류 보편의 자유와 평화를 노래하는 명곡들과 함께, 조국의 독립과 민족의 자긍심을 음악으로 기리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이날 19세기 말 러시아 제국의 강압 속에서 신음하던 핀란드 국민들의 절망과 투쟁, 희망을 그린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가 연주된다. 베토벤의 ‘합창 환상곡’과 교향곡 9번 4악장 ‘환희의 송가’도 들려준다. ‘환희의 송가’는 자유를 향한 찬가를 웅장하게 담아낸 대작으로 꼽힌다. 원주 출신 김홍기 피아니스트가 협연자로 참여하며 춘천시립합창단, 춘천시립청소년합창단, 춘천청춘합창단, 강원대 음악학과 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올라 울림을 선사한다.
앞서 강원민예총 국악협회는 지난 9일 춘천 축제극장 몸짓에서 광복 80주년 국악축전 ‘그날의 소리 오늘에 잇다’를 열었다. 불에 탄 진관사 태극기를 배경으로 춘천의병아리랑, 안사람의병가, 광복군 아리랑 등을 선보이며 독립의 의지를 우리 소리로 표현했다.

■학생운동 조명… 80주년 문화행사 풍성
춘천문화원 춘천학연구소는 13일까지 춘천시청에서 ‘벗이여, 나아가자 조선 독립을 위하여! 학생 비밀결사 상록회와 독서회’를 주제로 특별전을 연다. 일제강점기 춘천 지역의 대표적 학생 비밀결사인 춘천공립고등보통학교(현 춘천고)의 ‘상록회’와 춘천공립농업학교(현 강원생명과학고)의 ‘독서회’ 활동을 조명했다. 전시는 14일부터 10월 31일까지 춘천문화원 로비에서 이어진다.
춘천시청소년수련관은 오는 15일 오전 11시 40분부터 춘천 명동에서 보훈 플래시몹을 진행한다. 춘천시청소년수련관 소속 나누리 봉사단을 비롯해 청소년YMCA, 춘천시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부안Youth-Y, 신남Youth-Y 등 청소년들이 참여, 태극기를 양손에 들고 한국 전통춤을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평창에 위치한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17일까지 홍천 무궁화수목원에서 분양받은 무궁화 화분을 전시하고, ‘셀프 미션지’ 이벤트를 운영해 방문객에게 기념품을 증정한다. 또 1945년생 어르신에게는 무궁화 품종 ‘안동’을 우선 제공하는 특별 이벤트도 함께 열린다.최우은·이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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