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남 작가의 ‘바리데기를 보내며’ 유니온프레스

윤석남 작가의 ‘바리데기를 보내며’ 퍼포먼스 현장

[유니온프레스=허성기 기자] 지난 1월 26일 저녁 서울 방배동 서울여성플라자 여성사전시관에서 설치미술가 윤석남 작가는 ‘바리데기를 보내며’라는 소지(燒紙) 퍼포먼스를 벌였다. <워킹 맘마미아>展의 마지막 날을 맞아 마무리를 짓는 행사였다.

소지(燒紙)란 부정(不淨)을 없애고 신에게 소원을 빌기 위하여 흰 종이를 태워 공중으로 올리는 일로 우리나라 전통 샤머니즘(shamanism) 행사의 일부다.

윤 작가는 <블루룸>이란 제목의 설치미술을 구상하며 바리데기 설화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바리데기는 딸이라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버림 받았지만,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일신을 바치며 약을 구해 아버지를 살려냈다는 무속신화 속 인물이다. 이 이야기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여 저승으로 인도하는 사령제(死靈祭) 무속의식에서 구연됐다.

윤석남 작가는 바리데기 이야기에서 일하고 헌신하는 여성을 발견했다. “보듬고, 죽은 목숨을 살리는 것이 여성의 힘이라고 생각해 이 작품을 꼭 만들어 보고 싶었다”는 윤 작가는, 바리공주가 “강을 넘어 생명수(아버지를 살리는 약수)를 가지고 온 사람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이미지로) 푸른색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매체가 문제였다. 고심 끝에 무당들이 제(祭)를 올리기 전에 종이꽃을 만들어 사용하고, 제를 올리고 난 후 불태운다는 것을 떠올린 윤석남 작가는 푸른 종이로 작업했다. “처음부터 전시가 끝난 후에는 혼자 작업실에서 스스로 바리를 보내는(불태우는) 의식을 치르겠다”고 생각하던 윤 작가는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계획을 바꿨다. 작품에 담긴 정성도 살리고 행사를 더욱 의미 있게 여러 사람과 함께 진행하기로 한 것.

이날 윤석남 작가는 대표로 한지를 불태운 후 이날 참석한 손님들에게 소지(燒紙)될 작품 중 3장씩을 직접 서명해서 나눠줬다. 이후 나무조각 작품을 제외한 종이는 수거해 따로 불태웠다.

기사원문보기:http://www.unionpress.co.kr/news/detail.php?number=94513&thread=04r02r01

윤석남 작가의 '바리데기를 보내며' 유니온프레스
인천아트플랫폼2기입주작가,윤석남씨등.., 경인일보 20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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