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9(화)-12.29(일), 김세중미술관( 서울특별시 용산구 효창원로70길35)
전통 조각에서 여성은 주로 재현의 대상으로 존재해 왔지만, 한국미술사에서 주목할 만한 업적으로 조각가로서의 길을 개척한 여성 조각가들이 있다. 1950년대부터 철 용접조각과 철선 조각 기법을 도입한 한국 조각의 선구자 故김정숙(1917~91) 조각가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세중미술관은 2024년 특별기획 전시로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인체조각 부문을 대표하는 여성조각가 5인의 그룹전 <여성조각가 5인의 삶과 예술>展을 열고 있다.

전시에서는 6.25 전쟁이라는 참혹한 역사의 현장을 경험하고 남녀차별이라는 사회적 편견 속에서도 당당하게 조각가로 살아온 여성 조각가 중에서 인체조각을 중심으로 현재까지 다양한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5인(김혜원, 김효숙, 윤석남, 이정자, 임송자)을 선정하여 그들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고자 한다. 척박한 환경과 고된 제작 환경에도 묵묵히 조각가의 길을 걸어온 그들은 현재 80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열정적인 조각가로 활동하고 있다.


’삶이 예술이자 예술이 삶‘이 된 김혜원, 김효숙, 윤석남, 이정자, 임송자 조각가가 60여 년 동안 예술가로 활동하면서 제작한 다양한 작품 중 총38점을 선별하였고, 이를 통해 한국근현대 여성조각가의 조각적 성취를 재조명 한다.
미술관은 전시연계프로그램 (무료)으로 미술사 특강 〈한국의 여성 조각가들〉을 12월 14일(토) 오후 2시 조은정(미술사가)의 강의로 마련했고 , 12월 15일 오후 1시에는 ’조각의 기쁨’ 체험프로그램 <삶의 흔적, 손의 기억>을 주제로 조각가 서해영이 손을 캐스팅하고 글로 표현해보며 손에 담긴 삶의 흔적에 대해 탐구해보는 체험프로그램이 열린다.
<참여작가 약력>
김혜원 (金惠媛 Kim Hae Won)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미국 펜실베이니아 미술 아카데미에서 조각을 공부했다. 1980년 첫 개인전에서 사실적 인체 조각을 선보인 이후 다양한 형태의 인체 조각으로 작품 세계를 확장해 나갔다. 특히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받아 산이나 섬의 능선을 닮은 곡선을 인체 조각에 담아내고, 이를 통해 생명에 대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섬’ 연작을 발표하며 추상적 형태의 조각작품을 구현하고 있다.

김효숙 (金孝淑 Kim Hyo Sook)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조소과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후, 1980년부터 지금까지 총 11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초기부터 인체 조각을 통해 인간의 고뇌, 슬픔, 분노, 방황을 표현하는 한편, 사랑과 용서, 포용을 통한 조화를 추구해왔다. 작가는 “둥근 형태에서 사랑과 용서가 지닌 포용성, 조화와 영원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기도를 떠올리게 되었다”고 말하며, 평생 ‘동그라미’라는 주제를 일관되게 탐구해왔다.
윤석남 (尹錫男 Yun Suk Nam)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 그래픽 센터와 아트 스튜던트리그에서 수학했다. 마흔의 나이로 미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서울 미술회관(현 아르코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며 화단 활동을 시작했다. 활발한 작품활동과 여성주의적 행보로 한국 여성주의 미술 운동의 대모라고 불린다. 여성의 삶, 유기견 등의 이슈를 다루며 따스한 위로를 전달하면서도 이러한 주제들을 조명함으로써 사회의 변화를 유도한다.
이정자(李正子, Lee jungja)
1940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지금까지 총 10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담백하고 간결하고 절제된 선으로 빚어진 조각이 특징이다. ‘위로와 사랑, 감사’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며 종교적 은혜와 사랑을 조각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평안과 위로를 받기 희망한다.” 말한다.
임송자 (林松子, Rim Songja)
1940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했고, 이탈리아 로마 미술 아카데미아, 로마 시립 장식미술학교, 이탈리아 조폐국 메달학교를 졸업했다. 1980년 로마 산 자코모 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래 3차례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을 통해 ‘현대인’과 ‘봄이 오는 소리’, ‘손’을 주제로 인체조각 연작을 지속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애정과 신뢰에 바탕을 둔 내면을 투시하는 듯한 서정성이 우러나오는 작가의 작품은 조각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1982~2006년 중앙대 조소과 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류은 에디터 (culturelamp.kr@gmail.com)
출처: http://www.culturelamp.kr/news/articleView.html?idxno=2024